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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itioning은 한물 간 개념인가?

  • 2018년 9월 13일
  • 4분 분량

며칠 전 우연히 아래 사이트를 찾았습니다. Copernicus 는 마케팅 컨설팅 및 리서치를 하는 미국에 있는 회사입니다. http://www.greenbook.org/marketing-research.cfm/marketing-myth-positioning-is-no-longer-relevant 이 글의 내용은, "포지셔닝은 이제 더 이상은 필요없는 개념이다"라는 주장이 있는데, 브랜드가 존재해야 할 이유는 더욱 더 중요하다, 즉 제대로 된 포지셔닝 접근이 아주 중요하다. 라는 것입니다. 재미있는 주제라서, 글의 내용을 간략히 소개하고 제 생각을 덧붙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포지셔닝이 더 이상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살펴보죠. Don Schultz 라는 사람이 Marketing Management 라는 저널에 "Transformational Marketing"이란 글을 게재했는데, 거기서 "마케터들이 더 이상 마켓 포지션을 형성할 만큼 커뮤니케이션을 통제하지 못하고, 또 기존에 그런 포지션이 있으면 계속 유지할 만큼의 자원을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브랜드의 가치 제안 (value proposition)은 쓸데없는 일이다. 따라서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마케팅 개념인 포지셔닝은 더 이상 적절하지 못하다"라는 요지의 말을 합니다. 그 이전에도 Larry Light 라는 사람 (마케팅 천재라고 하는데 누구인지는 모르겠네요)이 "하나의 브랜드 포지션을 파악해 반복해서 그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지금은 낡은 방식이다"라고 했습니다. Don Schultz 가 맥도널드의 CMO로 있을 때 한 말이라는데, 구체적으로 맥도널드에 대해 한 말인지는 불분명합니다. 그 외 매킨지와 Ernst & Young이 공동으로 한 연구에서 포지셔닝 접근을 이용한 브랜드 중 90%가 실패했다는 결과도 있고, 시중에 나와 있는 브랜드들 중 8%만이 아주 느슨한 의미의, 즉 최소한의 포지션이라고 할 만한 내용을 갖고 있다는 결과도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블로그나 Facebook, Twitter 등이 있어서 소비자들이 브랜드에 관해 듣는 내용을 더 이상 마케터가 마음대로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관점도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 Copernicus 의 입장은 단호합니다. '포지셔닝' 접근은 근본적으로 브랜드마다 하나의 사야 할 이유 (reason-to-buy)를 반복해 소비자에게 주입시키는 것인데, 실패한 브랜드들은 그 사야 할 이유가 고객이 원하는 것이 아니었다고 말합니다. 즉 소비자들에게 relevant, compelling, & motivating 한 '사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는 것이죠. Relevant, compelling & motivating 한 이유를 찾으려면 소비자들의 "문제 (problem)"와 "충족되지 않은 욕구 (unmet needs)"에 관해 소비자들에게 물어봐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Copernicus는 지속적으로 소비자들이 욕구, 즉 need나 demand보다 문제 즉 problem을 찾아내어 해결하는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높은 ROI를 보장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Copernicus가 주장하는 또하나의 문제는 포지셔닝을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방법에 관한 것입니다. 즉 미디어 및 촉진 활동의 양이 충분하지 못해서 표적 시장에 메시지가 충분히 전달되지 못하면 소비자들이 그 브랜드에 관해 아무 것도 알지 못할 것이라는 것입니다. 즉, Copernicus 의 주장은, 포지셔닝 개념 자체가 유용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것이죠. 한 예로 Wall Street Journal의 기사를 예로 드는데, 거기서 하는 얘기는 IBM이나 Microsoft 같은 회사들이, 웹 상에서 소비자들이 자신들의 브랜드에 관해 무슨 얘기를 하고 하지 않는지를 살펴보았다고 합니다. 그 결과는 브랜드 전략 수립에 많은 영향을 주었는데, IBM 같은 경우 기술 자체에 관한 내용을 알리는 것은 자사 제품을 알리거나 하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은 대신, 고객들은 그런 기술이 자기들에게 무엇을 해 줄 수가 있는가에 더 관심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IBM은 방향을 바꾸어 reason-to-buy 의 내용을 solution 중심으로 옮겨갔고, 이는 즉 포지셔닝 접근이라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최근의 온라인 상에서 전개되는 커뮤니케이션을 포지셔닝 전략에 적용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리고 브랜드에 관해 소비자들이 듣는 내용을 마케터가 통제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에 관해서는 아직 결론을 내릴 단계가 아니라고 덧붙입니다. 여기까지가 위 사이트에 있는 내용이고, 아래는 제 생각입니다. 포지셔닝은 아마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마케팅 개념이었을 것입니다. Al Ries와 Jack Trout가 쓴 Positioning: The Battle for Your Mind 라는 책은 지금은 마케팅 고전 중의 고전으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원서는 1986년에 나왔는데 우리 나라에는 1994년에 나왔네요. 하지만 책 이전에 1969년에 논문이 나왔고, Advertising Age 에도 1972년 논문이 있습니다. 어쨌건 1970년대에 최초로 포지셔닝이란 개념이 본격적으로 소개되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보다는 좀 뒤에 브랜드 정체 (identity)의 개념이 정립되기 시작했습니다. Aaker나 Kelly, Kaepferer 같은 브랜드 이론가들이 모델을 만들어 내면서 브랜드 정체의 개념이 도입되었죠. 포지셔닝은 한마디로 브랜드에 대해 "한 가지만 얘기하라"라는 것이고, "그것은 기존의 브랜드들이 갖고 있지 않은, 우리 브랜드의 고유한 특성이나 장점이 되어야 한다"라는 것입니다. 거기에 비해 브랜드 정체에는 과거의 전통, 브랜드 개성, 고객과의 관계, 주고객층의 특성 등이 모두 포함됩니다. 또한 브랜드 정체에는 brand core concept 라는 것이 있는데 어떻게 보면 포지셔닝 개념과 혼동할 수도 있습니다. Kaepferer 는 브랜드 정체와 포지셔닝 관계를, 정체는 말 그대로 브랜드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것이고 포지셔닝은 경쟁 브랜드에 대비하여 어떤 특성을 갖고 있는 것인지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구분합니다. 마케팅에 관련된 교과서를 많이 쓴 필립 코틀러 같은 경우에도 포지셔닝은 경쟁 상황에서 집중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내용이라고 표현합니다 ( B2B 브랜드 마케팅). 즉 브랜드 정체의 개념은 포지셔닝 보다는 훨씬 광범위한 내용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그런데 과연 맥도널드 같은 브랜드를 포지셔닝 방법으로 접근할 수 있을까요? 버거킹이나 롯데리아 등과 비교하여 우리 맥도널드는 이런 패스트푸드 점이다.. 라고 딱 한가지를 찝어서 말하라면 뭐라고 할 수 있을까요? 대개 브랜드가 성공하려면 무조건 차별화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큰 브랜드들은 대체로 차별화하지 않는 수가 많습니다. 예컨대 Budwiser 가 과거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맥주였을 때, 다른 맥주와 어떻게 다르다는 말을 할까요? 그냥 King of Beer 란 표현을 써서 어떤 특정 집단을 배제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David Aaker 는 말합니다 (Managing Brand Equity). 제 생각에는 기업은 일단 브랜드 전략을 수립하고 브랜드 관리를 해야 합니다. 온라인 상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어떤 내용이 오가는지도 지속적으로 모니터해야 하구요. 포지셔닝은 전략이라기보다 전술적인 면이 강합니다. Al Ries와 Jack Trout도 광고 또는 커뮤니케이션의 영역 내에서 (그 당시는 광고가 커뮤니케이션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죠) 포지셔닝 개념을 설명합니다. 즉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기억시키기 위해" 포지셔닝 접근이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즉 브랜드 전략을 달성하기 위해 포지셔닝 접근이 가장 적절할 경우에는 포지셔닝 방법을 쓰고 그렇지 않을 경우 다른 방법을 써야 하는 것이죠. 다만 어떤 전술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냐... 그건 또 상당히 어려운 질문이 될 것 같습니다. 전략과 전술을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 하는 점도 상당히 미묘한 부분인데, 저의 정의는 마케팅에 있어서 전략은 "마케터가 원하는 소비자 및 시장의 상태"이고, 전술은 그 상태를 만들기 위해 마케터가 할 수 있는 수단 내지 접근 방법입니다. 광고는 수단이고 소비자가 우리 브랜드를 어떠한 방식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것이 전략입니다 (예컨대 맥도널드는 재밌는 매장 환경을 가졌다든가 하는 등). 브랜드 핵심 개념과 포지셔닝은 또 어떻게 구분하나.. 하는 이슈도 있습니다. 단순히 개념적으로 다르다고 한다면 굳이 따질 필요가 없지만 나름대로 마케팅에 깊은 의미를 줄 수도 있습니다. 브랜드에 따라서는 말이죠. 음.. 글이 너무 길어지니, 일단 여기서 그만하고, 다른 글에서 기회가 되면 다루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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