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마케팅, 그 목적을 생각해보자
- 2018년 9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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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는 대부분의 상품은 브랜드가 있다고 봐도 무방하겠습니다. 하다 못해 쌀이나 과일도 산지를 표시합니다. 생선도 어디에서 잡혔는지 표시합니다. 아직 산지가 명확하지 않은 것은 아마 야채가 유일하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수입산은 수입국을 표시하지만 국내산은 정확히 어디서 재배했는지 분명하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브랜드 마케팅이라고 하면 사실상 마케팅 전부를 포함하는 것으로 봐도 상관없을 것 같습니다.
기업들은 브랜드를 소비자들에게 알리기 위해 많은 돈을 씁니다. 광고비 자료를 잠깐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2009년 10월 한 달 동안 삼성전자가 135억원, SK텔레콤이 103억원, KT가 101억원, LG전자가 90억원, 아모레퍼시픽이 71억원 등의 광고비를 집행했습니다 (www.ad.co.kr, 광고계 동향 자료). 이런 광고들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일까요?
물론 많이 팔기 위한 것입니다. 궁극적으로는 그렇습니다. 하지만 광고나 마케팅 자체가 실제 구매 행동에 그렇게 큰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상품, 즉 브랜드를 알리고 기억시키고 계속 소비자의 머리 속에서 상기시키기 위해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목적을 위해 다양한 브랜드 마케팅 전략이나 분석 기법들이 개발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는 상품의 특성에 따라 많이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가공/포장 식품을 생각해 보죠. 라면, 고추장, 조미료, 음료수, 등등 포장 식품은 무수히 많습니다. 그런데 어떤 브랜드를 선택할까요? 식품의 경우 대개 하나의 브랜드를 삽니다. 물론 음료수나 라면 같은 경우 몇 가지를 마시기도 하지만요. 여러 브랜드를 먹어 보고 맛이 가장 낫다고 생각하는 브랜드를 계속 사게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맛에는 민감하기 때문이죠.
반면 생활용품, 즉 비누나 샴푸, 세제, 등을 보면, 소비자들은 생각외로 하나의 브랜드만 고집하지 않습니다. 이는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가 아닌 다른 브랜드를 사더라도 그 위험이 그렇게 크지 않기 때문이겠죠. 좋아하는 샴푸가 있지만,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다른 샴푸를 쓰더라도 별 차이 없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FMCG의 구입 행동은 대부분 습관적으로 구입합니다. 소비자들이 브랜드 선택에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비교 분석하는 데 많은 시간을 소비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거의 자동적으로 브랜드 선택이 이루어집니다.
따라서 같은 FMCG라도 식품과 생활용품은 마케팅의 목적이 달라질 수 밖에 없습니다. 식품의 경우 맛의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항상 trial을 유지하는 데 가장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일단 맛이 낫다는 판단이 서면 재구매는 저절로 일어날 것입니다. 반면 생활용품은 소비자의 머리 속에서 브랜드가 지속적으로 살아있도록 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상품을 사는 순간에 브랜드가 떠오르도록 유지해야 합니다. 전세계적으로 P&G가 가장 많은 광고비를 씁니다. 그리고 여러 마케팅 기법들이 P&G나 유니레버 등 생활용품 업계에서 최초로 시작된 것들이 많습니다. 상품 특성상, 소비자의 구입 행동 특성 때문에 그런 노력들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TV나 자동차같은 내구재는 어떨까요? 소비자들은 현재 나와 있는 제품들을 비교해 볼 것입니다. 사람마다 평가하는 기준은 다르겠지만, 생활용품처럼 머리 속에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나 모델을 찾아 그것만 사는 경우는 잘 없을 것입니다. 대부분 2개 내지 세 개의 경쟁 모델의 기능과 디자인, 가격 등을 비교해 본 다음 어느 하나를 선택할 것입니다. 이 때 브랜드가 어느 정도 역할을 합니다.
내구재의 경우 브랜드가 어째서 가치있을까요? 그것은 "품질에 대한 보증" 때문입니다. 면양말 같은 건 품질이 모두 노출됩니다. 식품도 한 번 먹어보면 품질이 노출됩니다 (맛을 압니다). 하지만 내구재의 경우 "보이지 않는 품질"이 있습니다. 고장이 나지 않는다던가, 제품 수명이 길다던가, AS를 철저히 해 준다던가 하는 것들은 당장 물건을 살 때에는 알 수 없는 품질들입니다. 따라서 처음 보는 브랜드의 경우 이런 품질에 대해 믿을 수 없기 때문에 겉으로는 좋아 보여도 선뜻 하기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반면 잘 알려진 브랜드의 경우 가격을 좀 더 비싸게 받을 수 있는 것이죠. 이런 상품의 경우 소위 unaided brand awareness, 즉 자발적으로 브랜드를 생각해낼 수 있는 비율을 생활용품만큼 높이 유지할 필요가 없습니다.
인지도(awareness)는 방향성이 있습니다. 보통 인지도 하면 상품 범주--> 브랜드를 연상해 낼 수 있는 비율을 의미합니다. FMCG 쪽에서는 이 비율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관여도가 높은 내구재로 갈 수록 Brand --> 특성 및 이미지의 연상 정도가 더 중요해집니다. 구입할 때 여러 정보를 수집하고 최종적으로 브랜드를 평가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는 이론적인 접근이고 실제 마케팅은 항상 현재 상품에 집중해야 합니다. 다만 위와 같은 상황을 감안하고 현재 상품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잘 생각해보면 적절한 마케팅 목적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하지만 가끔 목적이 잘 판단되지 않는 경우도 생기겠죠. 요즘 냉장고나 가전 제품을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의 상당수가 "김연아가 광고하는 모델 주세요"라고 한답니다. 그런데 정작 브랜드는 기억하지 못합니다. 이런 걸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요? 단지 상품의 매상을 올렸으니 대성공이라고 해야 할까요? 아니면 브랜드 자산에 아무런 기여를 못하니 이걸로는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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