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이란 무엇인가?
- 2018년 9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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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이란 단어는 요즘 아주 많이 쓰입니다. 경영 전략, 마케팅 전략, 등등. 그런데 과연 전략이란 무엇을 말하는 걸까요. 사실 이런 단어는 사람마다 조금씩 다른 의미로 사용하기 때문에 대화 중에 많이 사용하면 나중에 서로 엉뚱한 이야기를 하고 있기 십상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경영과 관련하여 특히 전략이란 게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원래 전략이 군사 용어라는 것은 대부분 다 알고 계실 것입니다. 전략이 있고, 전술이 있고 전투가 있습니다. 전략보다 더 큰 단위는 전쟁이라는 것이 있지요. 전쟁이나 전투는 비교적 분명합니다. 2차 대전이 전쟁이고, 6.25 는 한국 전쟁이고, 베트남 전쟁이 있고.. 전쟁은 손으로 만지거나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다 압니다.
전투도 분명하죠. 노르망디 상륙작전도 크게 보면 하나의 전투이고, 6.25나 베트남 전쟁에서도 수많은 전투가 있었습니다. 실제 총을 쏘거나 하는 건 다 전투이죠.
하지만 전략과 전술은 그렇게 분명하지가 않습니다. 이것들 역시 추상적인 개념들이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닌 것이죠.
2차 대전 중 영국의 유럽에서의 "대전략"은, 독일이 소련과 전쟁을 하게 놔 두고, 남쪽 지중해에서 이탈리아를 전쟁에서 탈퇴시키는 것입니다. 그러면 독일이 남유럽 전선을 방비하지 않을 수 없죠. 그래서 독일군을 동부 전선과 남부 전선에 최대한 묶어 두고 다음 대서양 서해안에 새로운 전선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노르망디 상륙 작전이 기획되었죠. 동부 전선과 남부 전선이 없다면 서부 전선에 군사력이 집중되어 상륙 작전이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런 전략적인 관점이 없다면 2차 대전 중에 왜 영국과 미국이 전차나 비행기 같은 군수물자를 소련에 지원했는지, 북아프리카의 사막전에 이어 시칠리 섬 및 이탈리아 공격을 왜 했는지 등의 설명이 불분명해 질 수도 있죠.
2차 대전 중에 일본이 진주만 공격이나 미드웨이 해전을 일으킨 것도 전략적 관점에서 볼 수 있습니다. 태평양 미 해군을 전진기지 (하와이) 에서 물러나 본토까지 후퇴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그렇게 되면 일본이 태평양 제해권을 갖게 되어 동남아시아나 인도네시아 등의 석유나 주석 등 천연자원을 쉽게 확보할 수 있었다는 논리입니다.
전략과 전술의 구분도 간단하지는 않지만, 대체로 전략을 달성하기 위한 접근 방법이 전술로 보여집니다. 넓은 프랑스의 서해안 중 왜 노르망디를 상륙 장소로 택했느냐, 이탈리아 반도로 진출하기 위해 어디에 첫 교두보를 마련하느냐 등등 비교적 구체적인 행동 방법을 전술이라는 개념으로 많이 설명합니다. 다만 특히 군사 관련된 역사나 인물평에서는 전략적인 재능이 있는 지휘관과 전술적인 재능만 있는 지휘관을 명확히 구분합니다.
군사 얘기는 이 정도로 하고, 기업 경영이나 마케팅 등에서의 전략이란 개념을 살펴보죠. 그렇다면 기업의 전략, 마케팅 전략은 무엇을 말하는 걸까요? 최근에 이 분야의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면서 그 의미 자체도 너무나 광범위하게 사용됩니다. 그래서 전략이란 단어를 보면, 무슨 의미인지 한참 생각해야 할 때가 많습니다.
일단 여태까지 경영이나 마케팅 분야에서 "전략", 즉 strategy 가 사용되는 경우 그 의미는 크게 네 가지로 분류된다고 합니다.
(1) 계획 혹은 경로의 의미 (Mintzberg, 1987, "Crafting Strategy", In The Strategy Process, ed.) : 여기서는 전략을 '의식적으로 계획된 행동의 과정, 상황을 다루기 위한 지침 (가이드라인) 등으로 정의합니다.
(2) 특정 위치 (Porter, 1996, "What is Strategy?", Harvard Business Review) : 여러 가지 다른 마케팅 활동들을 포함하는 독특하고 가치있는 위치의 창조. 의사결정의 핵심은 trade-off 에 있으며 이 trade-off 의 핵심은 무엇을 하지 말 것인가를 선택하는 것이다.
(3) 통합적 사고에 기반한 목표 지향성 (Glueck, 1980, Business policy and strategic management) : 기업의 기본 목표 (군사 같으면 전쟁을 이기는 것)를 달성하기 위해 설계된 통일되고 포괄적이며 통합된 계획
(4) Coherence (Quinn, 1980, Strategies for Change: Logical Incrementalism): 핵심 목표, 정책, 일련의 행동들을 일관성있는 전체로 통합하는 계획 패턴. 전략이 잘 수립되어 있으면, 내부의 상대적 능력이나 결핍, 예상되는 환경의 변화, 똑똑한 적군(경쟁자)의 가능한 대응 등에 기초하여 조직의 자원을 모두 결합하여 독특하고도 실행할 수 있는 상황으로 분배할 수 있게 된다고 합니다 (말이 어려워서... )
우선 맨 첫번째, Mintzberg 의 "계획 -> 목표"의 정의는 너무 제한적임이 분명합니다. 일방적인 정의 밖에 없어서, 사전에 의식적으로 해야 할 모든 행동의 순서를 정해 두고 그대로 따라해야 하는 것인데 현실이 그렇지 않다는 것은 모두가 다 알고 있죠. 그래서 Mintzberg 자신도 거기에 네 가지 의미가 있다는 부연 설명을 합니다 --- a pattern in the flow of activities, position, perspective, concept 의 네 가지인데, 여기서 각각에 대해 자세히 설명은 하지 않겠습니다. 직관적으로 이해들 하시길...
네 번째 coherence 의 정의는 아주 포괄적이기는 하지만, 너무 포괄적이기 때문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자신의 내부 역량, 외부 환경, 경쟁자의 대응을 모두 감안하여 성공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많은 계획들이 패턴이 전략인데, 그들간에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는 내용이죠. 맞는 말이지만 도움이 안 됩니다.
따라서 특히 마케팅이나 브랜드의 전략이란, 두 번째와 세 번째, '위치'(location 이 아니라 position 임에 주의) 나 '통합적 목표 지향성'의 의미가 가장 크다고 봅니다. 브랜드 전략은 특히 '위치', 마케팅 전략은 '통합적 목표 지향'의 의미에 가까울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마케팅 전략도 "position"으로 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전략에 해당되는 것이 segmentation, targeting, positioning, brand identity 등인데 이들은 모두 시장에서 (혹은 소비자의 머리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할 것인가 하는 점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기업이 하는 마케팅 활동과는 일단 별개입니다.
"통합적 목표 지향성"이란 관점에서 본다면 목표 자체가 있어야 하는데, "시장 점유율 몇 % 달성" 같은 것은, 마케팅 전략을 논하기 이전의, 전략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와 더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즉 전쟁을 이기는 것과 같은 수준이죠). 따라서 여기서 목표란 다시 시장에서의 위치가 되어버리고 맙니다. 즉 여러 가지 마케팅 활동, 예컨대 상품 구성, 유통 경로, 가격 구성, 광고, 홍보, 그 외의 여러 가지 촉진활동들이 한 가지 목표 (예를 들어 "국내 최고의 premium 상표")를 달성하게 구성하였을 때, 그 전체를 과연 "전략"이라고 부르는 것이 좋은가 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미 많은 연구자들이 이런 의미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이렇게 통합적으로 하나의 목표를 지향하기 위해 사용하는 모든 "계획들"은 여러 가지 전술들이라고 보고, 전략은 "position"으로 보는 것이 마케팅과 관련된 현상들을 이해하고 마케팅 활동을 기획하고 계획하는 데 더 도움이 된다고 보기 때문에, 제가 쓰는 글에서는 그런 의미로 사용할 것입니다. 즉 "국내 최고의 premium 상표"가 전략적인 측면으로 볼 수 있죠.
하지만 여러 가지 action 자체들도 전략이란 이름으로 많이 불립니다. 한 가지 예를 들어 "브랜드 전략"을 수립하는 데 여러 가지 수준에서 얘기가 나올 수 있습니다. 대략,
1. Corporate 수준
2. Strategic business unit management 수준
3. Marketing management strategy
4. Brand strategy
5. Brand contact point strategy
6. Media communication strategy
7. Individual communication strategy
등 여러 수준에서 strategy를 작성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하는 action 들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물론 마케터 입장이라면, 자기들이 무엇을 하면 되는가가 궁극적인 결론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action 들은 차라리 "계획"으로 부르는 것이 어떨지.. 아니면 최소한 tactics 로 구분하는 것이 더 낫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계획은 그대로 따라하면 되는 것이고, "위치"는 그 결과 주어지는 것입니다. 이 둘은 가급적 구분하여 표현하는 것이 보다 명료하게 서로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어디까지나 제 생각이고 (따라서 어떤 의견도 환영합니다), 전략의 개념 자체에 관한 논의는 이 정도로 하고 브랜드 전략에 포함되어야 할 요소들에 관해 앞으로 살펴 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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